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 개장, 퇴근길에도 주식 거래를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 개장, 퇴근길에도 주식 거래를
© 연합뉴스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 개장, 퇴근길에도 주식 거래를

JUNE
이슈 한입2026-09-15

🔎 핵심만 콕콕

  • 한국거래소가 14일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간으로 거래하는 애프터마켓을 열었습니다.
  • 다만, 첫날부터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중심으로 주가가 크게 출렁이기도 했는데요.
  • 기존 애프터마켓을 운영하던 넥스트레이드와의 경쟁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 뭘 할 수 있나요?

🌙 저녁 8시까지 문 열어 놓는 한국거래소: 지난 14일부터 한국거래소(KRX)가 정규장이 끝난 뒤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주식을 실시간으로 사고파는 애프터마켓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2016년 정규장 마감을 30분 늦춘 뒤 10년 만에 거래시간을 다시 손본 것이라 봐도 무방한데요. 그동안 이 시간대의 실시간 거래는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사실상 혼자 맡아 왔습니다. 개장 첫날에는 증권사 38곳이 참여했고, 이들의 거래대금 기준 점유율을 합치면 95.2%에 이릅니다.

대체거래소: KRX 외에도 주식을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증권 거래 플랫폼을 말합니다. 국내에서는 NXT가 대표적이며, 거래시간 확대와 낮은 수수료 등으로 투자자의 거래 선택지를 늘리려는 시도죠.

⚡ 10분 기다릴 필요 없어: 매매 방식은 정규장과 같은 실시간 체결입니다. 기존에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열리던 시간외 단일가 매매는 10분마다 주문을 모아 하나의 가격으로 체결했는데요. 이제는 매수·매도 호가가 맞는 즉시 거래가 성사되는 접속매매가 적용돼, 장 마감 뒤 나온 공시나 해외 증시 흐름을 저녁 시세에 곧바로 반영할 수 있습니다. 가격제한폭도 당일 종가 대비 ±10%에서 전일 종가 대비 ±30%로 넓어졌는데요. 이 범위는 정규장 등락분까지 포함해 계산합니다.

🧾 주문 전에 체크할 것: KRX 애프터마켓에서는 가격 급변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막으려고 시장가 주문을 받지 않습니다. 지정가·최우선지정가·최유리지정가 주문만 낼 수 있고, 조건부지정가 주문도 쓸 수 없는데요. 정규장에서 체결되지 않은 주문은 장이 끝나면 취소돼 애프터마켓으로 넘어가지 않으므로, 오후 4시 이후에 거래하려면 주문을 새로 내야 합니다. 프리마켓부터 애프터마켓까지 미체결 주문이 그대로 이어지는 넥스트레이드와 다른 점이죠.

📋 거래 종목은 네 배, ETF는 제외: 거래 대상은 코넥스를 뺀 코스피·코스닥 상장주식과 주식예탁증서(DR)입니다. 첫날 KRX 애프터마켓의 거래 대상은 2,501개 종목이었는데요. 이 중 실제로 거래가 이뤄진 종목은 2,413개였습니다. 다만 관리종목과 투자경고·투자위험종목, 당일 정규장에서 거래되지 않은 종목 등 시장 관리가 필요한 종목은 빠졌습니다.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도 제외됐는데, 장 마감 뒤에는 유동성공급자(LP)가 정상적으로 움직이기 어렵다는 업계 우려가 반영됐죠.

주식예탁증서(DR): 기업이 자기가 상장된 시장이 아닌 해외에서 주식을 발행하고 싶을 때 활용하는 증서입니다. 타국의 예탁기관이 원본 주식(원주)을 보관하고, 이를 근거로 현지에서 유통되는 별도의 증서를 발행하는 방식이죠.

상장지수펀드(ETF): 특정 지수나 자산의 가격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펀드입니다. 코스피200, S&P500 같은 주가지수부터 채권, 원자재, 통화까지 다양한 자산을 추종할 수 있는데요. 일반 펀드와 달리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습니다.

상장지수증권(ETN):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따라가도록 증권사가 발행하는 금융상품입니다. 주식처럼 거래소에서 사고팔 수 있지만, 발행한 증권사에 문제가 생기면 투자금에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유동성공급자(LP, Liquidity Provider):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돕는 참여자입니다. 국내 ETF 시장에서는 자산운용사와 계약을 맺은 증권회사가 이 역할을 맡으며, ETF 가격이 순자산가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돕습니다.

 

한국거래소 애프터마켓, 안전장치는 충분할까?

🌪️ 안 그래도 출렁이던 증시인데: 다만, 애프터마켓이 증시 변동성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장 마감 뒤 거래가 충분히 늘지 않으면 유동성이 흩어져, 적은 주문에도 가격이 크게 움직이고 정규장 종가와의 차이가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올해 코스피는 6월 장중 9,385.59로 사상 최고치를 찍은 뒤 7월 한 달에만 22.19% 떨어질 만큼 이미 크게 출렁인 상황이라는 점도 불안요소죠.

🛡️ 급등락 막을 안전장치는?: 이에 대한 대책으로 KRX 애프터마켓에도 변동성완화장치(VI)가 정규장과 똑같이 적용되고, 거래가 적은 종목에는 전용 시장조성자를 둡니다. 국내 애프터마켓에 시장조성자가 들어오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요. 공시 접수는 올빼미 공시 우려를 감안해 지금처럼 오후 6시에 마감하지만, 그 뒤에도 횡령·배임 같은 상장폐지 사유가 언론 보도로 드러나면 해당 종목 매매를 멈출 계획입니다. 단, 시장 전체가 급락할 때 거래를 멈추는 서킷브레이커와, 선물가격 급등락 때 프로그램매매를 일시 제한하는 사이드카는 애프터마켓에서 작동하지 않습니다.

변동성완화장치(VI):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시장 전체에 적용되는 제도라면, VI는 개별 종목에 적용되는 장치입니다. 특정 종목의 체결 가격이 일정 범위를 벗어나 급변하면 2분간 단일가 매매로 전환해 가격 급등락을 완화하죠. 발동 횟수에 제한이 없어서 2분이 지난 뒤 다시 조건을 충족하면 다시 발동될 수 있습니다.

시장조성자: 지속적으로 매수·매도 호가를 제시해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거래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 참여자입니다. 매수가와 매도가의 차이인 스프레드 등을 통해 수익을 얻으며 시장의 유동성과 가격 안정성을 높이는 역할을 합니다.

🎢 첫날부터 롤러코스터?: 하지만, 실제로 개장 첫날부터 KRX 애프터마켓은 꽤 변동성 문제에 시달렸습니다. 오후 7시 15분까지 VI가 1,591건 발동한 건데요. 이는 같은 날 정규장에서 발동된 VI의 네 배 가까운 수치입니다. 넥스트레이드에서 거래되지 않던 한화갤러리아는 갤러리아 타임월드 매각설에 한때 3,070원까지 뛰며 정적 VI가 두 차례 걸렸고, 오후 6시 무렵 시가 수준으로 되돌아왔습니다. 포니링크와 밸로프 등 코스닥 종목도 개장 직후 상한가 부근까지 치솟았다가 오후 6시 무렵 하락으로 돌아섰죠.

💻 프리마켓에선 전산장애: 같은 날 아침에는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에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의 거래 시스템에 장애가 났습니다. 취소하거나 정정한 주문이 그대로 체결되고, 예수금이 있는데도 주문 가능 잔고가 0으로 뜨는 오류였는데요. 장애는 넥스트레이드가 운영하는 자동주문전송시스템(SOR)인 넥스트SOR에서 시작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업계에서는 KRX 애프터마켓에 맞춰 SOR 적용 시간이 오후 8시까지 늘면서 시스템을 바꾸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겼을 것이라 추정하죠.

 

퇴근길 주식시장, 주도권은 어디로?

⚔️ 종목 수냐, 수수료냐: KRX가 거래 종목 수를 앞세운다면, 넥스트레이드는 KRX보다 약 30% 낮은 거래 수수료를 무기로 내세웁니다. 두 시장에서 모두 거래되는 종목은 투자자가 시장을 고르지 않으면 증권사의 SOR이 가격과 체결 가능성, 비용을 따져 주문을 보내는데요. 수수료가 싸도 사고팔려는 주문이 충분히 쌓여 있지 않으면 원하는 가격에 체결되기 어려워, 초반에 유동성을 얼마나 끌어오느냐가 관건으로 꼽힙니다. 여러 증권사가 애프터마켓 거래 고객에게 상품권 등을 주는 이벤트를 잇따라 내놓는 배경이기도 하죠.

🌅 아침 장은 아직 넥스트레이드 차지: KRX 프리마켓은 내년 말에야 열릴 예정이라, 오전 8시부터 8시 50분까지 운영되는 넥스트레이드 프리마켓이 당분간 장 시작 전 거래를 도맡습니다. 거래소는 당초 6월 말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을 함께 열 계획이었지만, 9월로 한 차례 미룬 뒤 6월 19일 프리마켓 일정만 따로 떼어 다시 늦췄는데요. 세 시장에 걸친 미체결 주문을 하나로 이어 관리하는 단일 호가장을 갖추기 어렵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고, 거래소는 이 체계를 먼저 구축한 뒤 프리마켓을 열 계획입니다.

⛅ 거래대금 파이도 커질까?: 한편, 기관의 애프터마켓 이용이 낮은 만큼, 시장이 두 곳으로 늘어도 저녁 거래대금이 두 배가 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그래도 넥스트레이드 출범 때는 주식시장 전체 거래대금을 약 9% 늘린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기대를 걸어볼 구석이 없는 것은 아닌데요. 다만, 일단 이미 지난달 두 거래소 합산 일평균 거래대금이 한 달 새 25%가량 줄어들었다는 점이 악재입니다. 최근 투심이 꽤 얼어붙은 상태라는 의미죠. 증시 회복이 선행될 수 있을지가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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