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D램 가격이 1년 새 6배 넘게 뛰면서 반도체발 물가 상승,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현실적인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 원가 부담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용량 업그레이드 혜택을 절반으로 줄였고, 애플도 가격 인상에 나섰는데요.
- 높아진 가격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스마트폰 출하량은 1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칩플레이션이 뭐길래
📈 D램 가격 1년 새 6배: 반도체 가격 급등이 전자제품 전반의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물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칩플레이션'이 최근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중심에 선 것은 메모리 반도체인데요.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수요가 말 그대로 폭증하면서 최근 1년 새 D램 가격은 6배 이상 뛰어올랐습니다. 수십 년간 이어졌던 메모리 가격 하락 추세가 급격히 뒤집힌 겁니다.
D램(DRAM): 전원이 켜져 있을 때만 데이터를 저장하는 휘발성 메모리로, 속도가 매우 빠른 것이 특징입니다. 컴퓨터나 스마트폰에서 프로그램 실행과 같은 즉각적인 작업 처리를 담당합니다.
🌍 AI 데이터센터가 원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의 출발점은 AI 투자 열풍입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빅테크 4개사의 올해 설비 투자는 전년 대비 76% 늘어난 최대 7,2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이는 일본의 국가 예산과 맞먹는 규모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AI 서버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수요도 크게 늘어났고, 메모리 업체는 고부가가치 제품인 HBM 생산에 집중했는데요. 자연스레 스마트폰과 PC에 쓰이는 범용 D램과 낸드플래시의 공급은 줄게 됐고,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죠.
고대역폭 메모리(HBM):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인 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입니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AI 서버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데요. AI 투자가 확대되면서 HBM의 수요도 큰 폭으로 늘어났습니다.
📱 스마트폰 원가 직격탄: 급등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고스란히 전자제품 원가 부담으로 이어졌습니다. 800달러급 스마트폰 제조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1분기 14%에서 최근 40%까지 치솟았는데요. 같은 모델 기준 D램·낸드플래시 탑재 비용이 63달러에서 291달러로 4.6배나 폭등한 결과죠. 부품값이 오른다고 해도, 성능 유지를 위해선 용량을 함부로 줄이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제조사의 고민은 깊어져만 갑니다.
삼성도 애플도... 이대로는 못 버텨!
✂️ 더블 스토리지 혜택 축소: 결국 원가 부담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삼성전자는 2023년부터 이어온 사전 예약 혜택인 '무료 더블 스토리지'를 축소합니다. 더블 스토리지는 256GB 모델을 사면 추가 비용 없이 512GB 모델로 올려주는 프로모션인데요. 오는 22일(현지 시각) 공개되는 갤럭시 Z 폴드8·플립8 시리즈부터는 두 모델 가격 차이의 50%만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갤럭시 S26 시리즈 기준으로 따지면 소비자가 12만 6,500원을 부담해야 용량을 높일 수 있는 셈이죠.
⚠️ 스마트폰 사업 첫 적자: 최근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사업부는 수익성 악화에 시달렸습니다.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는 1조 5,00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사상 첫 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는데요. 삼성전자 전체로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덕에 올 2분기 영업이익 89조 4,000억 원이라는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반대로 MX사업부는 오른 반도체 가격 때문에 손실을 보게 된 거죠.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신형 폴더블폰의 출고가 인상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습니다.
💰 애플도 백기 들었다: 가격 방어력이 높았던 애플마저 두 손을 들었습니다. 애플은 지난달 맥북과 아이패드 가격을 모델별로 100달러에서 최대 300달러까지 올렸는데요. 팀 쿡 애플 CEO는 이번 사태를 "100년 만의 홍수"라고 비유하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기도 했죠. 애플뿐 아니라 전반적인 스마트폰 가격은 앞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대비 94달러 오른 550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얼어붙는 소비, 언제까지?
🚨 게임기·AS 비용도 들썩: 가격 인상 릴레이는 스마트폰을 넘어 다양한 전자제품으로 번집니다.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5 가격을 1만 8,000엔, 닌텐도는 스위치2 가격을 1만 엔 올렸는데요. 삼성전자는 이달 초 수리용 자재비를 스마트폰 평균 5%, 생활가전 평균 9%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가 체감하게 될 AS 비용 부담도 커지는 흐름입니다.
🔍 지갑 닫는 소비자: 한편, 이렇게 전자제품 가격이 오르자 소비자들은 구매를 미루거나 중고시장으로 눈을 돌립니다. 올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3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올해 감소율은 14%로 사상 최대에 이를 전망인데요. 반면, 중고 거래 시장에는 활기가 돕니다. 애플이 가격 인상을 발표한 다음 날 미국 중고 거래 플랫폼 백마켓에서는 중고 맥북 판매량이 전주 대비 62% 급증하기도 했죠.
⏳ 2027년까지 이어질 수도: 칩플레이션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더욱 큰 문제로 꼽힙니다. 메모리 공급 부족은 2027년까지 지속될 전망이고, 가격 하락은 빨라야 2027년 하반기에나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에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메모리 3사가 가격을 올리려 공동 감산했다는 취지의 집단소송까지 제기되는 등 소비자 불만이 차오르는 모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