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고용노동부가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해 영업이익 등 기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요구는 의무적 교섭·쟁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 다만, 시행령이 아닌 시행지침으로 마련돼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은 한계로 꼽히는데요.
- 발표 직후 노동계는 지침 폐기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고, 경영계는 환영하면서도 배치전환 조항을 문제 삼았습니다.
노동부, 노란봉투법 시행지침 발표
📢 파업 기준, 이걸 참고: 3일 고용노동부(노동부)가 '경영성과급 등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을 발표했습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N%)을 달라는 성과급 요구와 공장 신설 같은 경영상 결정이 노동조합법상 파업할 수 있는 사안인지 가르는 기준을 담았는데요. 이 지침은 앞으로 단체교섭과 노동쟁의 조정, 부당노동행위 판단에서 정부가 따르는 준거가 됩니다.
📖 왜 필요했나: 지난 3월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이후, 법 조항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 것이 배경입니다. 이 법이 노동쟁의 대상에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업경영상 결정'을 추가하면서, 어디까지 파업 사유가 되는지를 두고 노사가 이견을 보이곤 했죠. 삼성전자 노조의 영업이익 15% 성과급 요구와 호남 반도체 공장 신설에 따른 인력 재배치 논란이 대표적인 사례였습니다. 노동부는 지난 2월 해석지침을 냈지만, 혼란이 이어지면서 기준을 더 구체화했죠.
노란봉투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은 법률상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결정하는 자로 확대하는 법입니다. 특정 노동조건과 관련해 '실질적 지배력'이 있는 경우엔 하청업체 노동자가 원청업체와 직접 협상할 수 있게 되죠. 또한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해 사용자의 과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고, 노동쟁의 인정 범위를 기존 '노동 처우'에서 '경영상 결정'까지 확대하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 영업이익 N%는 안 되고, 기본급 N%는 된다: 이번 시행지침에 따르면, 매출액·영업이익·당기순이익 등 기업이익에 연동하는 성과급 요구는 의무적 교섭 대상도, 조정·쟁의행위 대상도 아닙니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의할 수는 있지만, 회사가 교섭을 거부해도 처벌받지 않고 이를 이유로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할 수도 없죠. 영업이익은 주주·채권자·국가의 몫이 걸린 데다 연구개발과 설비투자의 재원이라, 일정 비율을 먼저 떼어 달라는 요구가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 노동부의 설명입니다. 대신 연봉이나 기본급의 일정 비율, 혹은 정액으로 요구하는 성과급은 회사가 반드시 교섭에 응해야 하는 범위에 속합니다.
🏭 공장 짓는 건 X, 인력 배치는 O: 공장 신설·이전, 사업 매각, AI 도입 같은 경영상 결정 역시 그 자체로는 교섭 대상이 아닙니다. 투자를 철회하라거나 매각 조건에 개입하는 요구, AI 도입 자체를 반대하는 요구는 회사가 받아 줄 의무가 없다는 건데요. 다만 그 결정 때문에 정리해고·배치전환 계획을 세우는 중이거나 이미 정했다는 사실이 확인·공지되면, 배치전환 조건과 고용승계 같은 근로조건은 교섭 대상이 됩니다. 이 경우에도 언론 보도나 노조의 일방적 추정에 의한 판단이라면 해당되지 않죠.
시행령 아닌 지침, 실효성 논란도
📜 시행령 대신 지침이 된 이유: 원래 이 기준을 시행령으로 만드는 방안도 거론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쟁의 대상 기준을 명확한 규정으로 만들라고 지시한 이후 검토됐는데요. 그러나 노동부는 지난달 28일 이를 시행지침으로 마련하기로 결정했죠. 시행령 개정은 입법예고와 법제처 심사 등으로 석 달 넘게 걸리는 데다, 노란봉투법에 쟁의 범위를 시행령에 맡긴다는 위임 조항이 없어 위헌 시비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 법적 구속력 없는 점이 불안해: 다만, 시행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점이 문제가 됐습니다. 행정기관의 업무 기준일 뿐이라 노조가 지침을 무시하고 파업한 뒤 법원에서 정당성을 다툴 수도 있죠. 이 때문에 혼란을 완전히 지우기에는 한계가 남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 현재 지침의 구멍도?: 이번 지침의 내용만으로 현장 혼란을 다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들려옵니다. 만약 노조가 성과급을 요구한다고 가정했을 때, '영업이익 30%'라는 표현만 지우고 같은 금액을 정액 성과급이나 상여금으로 바꿔 요구하면 지침상 문제가 없다는 지적이죠. 여전히 필요할 때마다 2차, 3차 지침을 내야 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실효성에 대한 의문 부호가 남은 셈입니다.
시행지침, 노사 반응은?
🔥 노동계 "즉각 폐기하라": 양대 노총은 발표 당일 지침 폐기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한국노총은 국회의 입법권과 헌법상 노동3권을 침해하는 지침이라며, 같은 성과급이라도 영업이익 기준이면 안 되고 기본급 기준이면 된다는 것은 요구 형식만으로 쟁의 대상을 가르는 자의적 기준이라고 비판했는데요. 지침을 근거로 회사가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과 행정소송, 헌법소원으로 대응하겠다고 예고했습니다. 민주노총도 주주 이익만 앞세운 사용자 편향 지침이라며 정부가 노동자와 싸우겠다는 선언이라고 날을 세웠죠.
🏢 좋기도, 아쉽기도: 경영계 반응은 갈렸습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무엇을 교섭하고 무엇으로 파업할 수 있는지 기준을 분명히 해 현장 혼란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는데요.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공장 신설이나 AI 도입에 따른 배치전환까지 쟁의 대상으로 인정하면 인사·경영권이 과도하게 제한되고 대규모 투자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반발했습니다. 경총은 노동조합법의 노동쟁의 정의 규정을 고쳐 배치전환을 쟁의 대상에서 명확히 빼야 한다고도 요구했죠.
⚖️ 형평성 논란도?: 한편, 이미 합의를 마친 기업 입장에선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반응도 나옵니다. 노사가 기존에 체결한 성과급 자율합의안은 준수해야 한다는 정부 언급이 있었기 때문인데요. 오히려 먼저 합의한 기업이 부담을 짊어져야 한다는 점이 아쉬운 점으로 지적됩니다.
🚢 첫 시험대는 HD현대중공업: HD현대중공업의 교섭은 이번 시행지침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는 첫 사례가 될 전망입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성과급으로 나누자고 요구하며 지난 2일부터 순환 부분파업에 들어갔는데요. 이 노조는 이미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얻은 상태라, 지침 발표 후 교섭의 진행 방향이 향후 지침의 영향력을 살펴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할 것이라 여겨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