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핵심만 콕콕
-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가 같은 날 일제히 수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올랐고, 일본은 30년 만에 3%를 넘었습니다.
- 유가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각국의 재정 확대가 겹친 영향인데요.
- 일본은 원금 상환과 이자를 합친 국채비용이 사회보장 예산을 웃돌 만큼 커졌는데, 그 부담이 미국 국채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국채금리, 무슨 일이 벌어졌나
🌐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 최고치 노크: 지난 1일(미국 현지 시각) 미국과 일본, 영국, 독일의 장기 국채금리가 동시에 뛰었습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기준인 미 10년물 금리는 4.799%로 마감해 2025년 1월 이후 가장 높았는데요. 주택담보대출의 준거 금리 역할을 하는 30년물도 5.272%까지 올라 2007년 이후 고점에 가까워졌습니다. 영국 30년물은 장중 5.919%로 1998년 이후, 독일 10년물은 3.339%로 2011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죠.
국채금리와 국채가격의 관계는?
국채금리와 국채가격은 시소처럼 반대로 움직입니다. 국채금리가 오른다는 건 곧 국채가격이 내려간다는 뜻인데요. 채권은 발행될 때 받을 이자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 더 높은 금리를 주는 새 채권이 나오면 기존 채권의 가격이 낮아져야 수익률을 비슷하게 맞출 수 있죠. 예를 들어, 연 3%의 이자를 주는 100만 원짜리 채권을 갖고 있는데, 시장 금리가 올라서 새로 나오는 채권은 5% 이자를 준다고 해보겠습니다. 그럼 아무도 굳이 100만 원 주고 내 3% 채권을 사주지 않을 겁니다. 결국 내 채권을 팔려면 새 채권만큼 수익률이 맞을 정도로 가격을 깎아야 하니, 시장 금리 상승이 곧 기존 채권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겁니다.
🇯🇵 일본, 30년 만에 3%까지: 특히 일본이 눈에 띕니다. 1일 오후 도쿄 채권시장에서 일본 10년물 국채금리는 전날(2.941%)보다 0.06%P 오른 3.001%까지 올랐는데요. 이는 1996년 9월 이후 3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올해 1월 1일 2.072%와 견주면 여덟 달 만에 약 0.93%P나 뛴 셈이죠.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연말께 평균 2.95%를 예상했는데, 벌써 이를 넘어선 겁니다. 2일에는 3.015%로 오르는 등 이틀 연속으로 상승세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 한국도 마찬가지: 한국 국채시장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1일 한국 10년물 국고채금리는 전날보다 0-0.058%P 오른 4.371%로 마감했는데요. 이튿날인 2일에는 4.418%로 더 올랐고, 3년물도 3.930%에 마감하면서 지난달 24일 이후 처음으로 3.9%를 넘어섰습니다. 외국인이 이틀에 걸쳐 국채선물을 대거 팔았고, 해외 국채금리 상승까지 겹친 결과입니다.
국채금리, 왜 오른 건데?
🛢️ 중동을 맴도는 전운, 국제유가가 흔들린다: 이번 국채금리 상승세의 출발은 중동에서 시작됐습니다. 미군이 1일 낮 12시(미 동부 시각) 이란혁명수비대 목표물을 공습했고, 앞서 지난달 31일에는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가던 초대형 유조선 2척이 발사체 공격을 받았는데요. 이 여파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90.22달러로 5.2% 급등했고 브렌트유도 94.65달러로 4.6% 올랐습니다. 보통 유가 상승세는 물가 상승세로 이어집니다. 물가가 오르면, 각국 중앙은행으로선 금리를 내리기 어려워지죠.
🏛️ 나라마다 빚을 더 내고 있다: 각국의 재정 확대 기조 역시 영향을 미쳤습니다. 정부가의 재정적자가 커지면, 이를 메우기 위해 국채를 더 찍어야 하는데요. 물량이 늘면 사 줄 사람을 찾기 위해 금리를 높여야 하죠. 심지어 최근에는 AI 인프라 투자에 쓸 돈을 마련하려는 기업의 회사채 발행까지 늘면서 채권시장 안에서 자금을 두고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 일본은 다른 이유도 있어: 일본이 유독 많이 오른 데는 자국 사정이 겹쳤습니다. 일본은행이 오는 18일 통화정책결정회의에서 정책금리를 또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퍼지면서 국채 보유자들이 대거 매도에 나섰는데요. 미국의 압박도 이어집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31일 CNBC 인터뷰에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 강세로 이어질 조치를 취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는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와 가타야마 사쓰키 재무상을 잇달아 만나 재정 건전화와 금리 인상 경로를 시장에 명확히 제시하라는 입장을 전하기도 했죠.
시장에 미친 영향은?
💴 일본 정부의 이자 계산서: 국채금리 급등은 국가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일본 재무성은 지난달 말 2027 회계연도 예산안을 앞두고, 이자 계산의 기준으로 삼는 예상 금리를 3.8%로 올려 잡았는데요. 지급해야 할 이자 규모만 16조 6,000억 엔(약 142조 원)으로 2026 회계연도 당초 예산보다 27% 늘어난 겁니다. 이자를 포함한 전체 국채비용은 사상 최대인 36조 6,000억 엔인데, 이는 후생노동성이 연금과 의료 등 사회보장에 요청한 33조 7,000억 엔보다 많은 금액이죠.
🏠 주담대는 4%를 바라본다: 가계 역시 타격을 입게 됩니다. 일본주택금융공사와 민간 금융기관이 함께 내놓는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플랫 35의 9월 금리는 3.46%인데요. NLI 연구소의 후쿠모토 유키 연구원은 장기 금리가 3% 초반대에 안착하면 플랫 35 금리가 4% 안팎까지 오를 수 있다고 봤습니다.
🔗 일본이 미 국채를 팔면: 엔화 환율은 다시 상승세를 타는 중입니다. 지난 1일 달러당 159.98엔까지 밀린 데 이어 2일에는 160.27엔으로 160엔대에 들어섰는데요. 미국과 일본이 지난 7월 말 함께 시장에 개입해 40년 만의 최고치였던 164엔대에서 155엔 선까지 끌어내렸던 것을 되돌리는 중입니다. 엔화 값을 떠받치려면 일본 당국이 시장에서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여야 하는데, 그 달러 물량을 마련하려고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대량으로 팔면 미국 국채금리는 다시 오르게 됩니다. 이에 국제금융센터는 일본과 미국 등 주요국 국채시장의 연계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최근의 장기금리 상승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죠.
📉 코스피는 4% 급락했다: 충격은 주식시장으로 번졌습니다. 2일 코스피는 전장보다 3.99% 내린 6,562.72에 마감해 6,500대로 밀려났고, 코스닥도 2.10% 내렸는데요. 일본 닛케이지수도 2.85% 내린 64,325.64로 마감했습니다. 전날 뉴욕증시에서도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 500지수가 각각 0.79%, 0.71% 내렸고 나스닥은 1.03% 하락했죠. 금리가 오르면 예금이나 채권만 들고 있어도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으니,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주식을 들고 있을 이유가 사라져 투자 심리가 얼어붙게 되는 셈입니다.